▲ 8일 울산 남구 수암수협앞~중앙로 17번길 일원에 놓인 제설함의 봉지가 뜯어져 있다.
▲ 8일 울산 남구 중앙중학교 앞~중앙로 63번길 에 놓인 제설함 안에 바둑판이 버려져있다.
울산은 극소량의 눈에도 도심이 마비되기 일쑤다.
9일 울산지역 예상 적설량은 1~5㎝다. 제설대비에 철저를 기해야 하지만 울산도심 곳곳에 설치된 제설함이 제기능을 발휘할지 우려의 시각이 높다. 8일 본보 취재진이 지역 내 20곳의 제설함 상태를 직접 살펴본 결과, 상당수 제설함에는 버려진 책이나 바둑판, 생활쓰레기가 뒤범벅 된 상태였다.
이날 남구 중앙중학교 일원 경사가 가파른 도로 주변에는 제설함이 2곳 뿐이었다.
주민 이예지(42)씨는 “비나 눈이 오면 사람도 경사가 높아 미끄러질 때가 있는데 차가 경사를 오갈 때는 항상 걱정된다”며 “제설함 수도 도로특성을 고려해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곳 일원은 초·중학교와 인근에 대단지 공동주택도 밀집해있어 보행자와 차량의 통행량이 많다. 제설함 10곳 가운데 4곳의 제설함 안에는 바둑판이나 일반 쓰레기 등이 버려져 있었다.
지난해말에는 136번 제설함 안에 참고서 수십여권이 가득차 제설함이 열린 채 방치되기도 했다.
이면도로에 위치한 제설함은 차량, 보행자 통행을 방해하지 않는 곳에 마련되다보니 주변에 폐기물이 쌓이는 모습이다. 또 수분을 만나면 굳는 염화칼슘의 특성상 유사시 삽으로 일일이 깨서 사용해야 하지만 주변에는 관련 장비도 전무했다.
이에 갑자기 눈·비가 내려 사고가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할 때 즉각적인 대비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개선 가능성은 낮다. 무단투기 등의 행위를 강제할 수단이 없고 과태료 부과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물건을 투기하는 행위가 직·간접적으로 행정당국에 적발돼야 무단투기로 5~1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남구 관계자는 “구청 건설과에서 관리하는 368개 외에도 이면도로 일원은 각 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담당하고 있어 일괄 점검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지하차도, 그늘진 곳 등 도로 결빙 의심 구간을 매일 오전 4시에 순찰하고 때마다 제설함을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9일 울산에는 눈·비 소식이 예보됐다. 예상 적설량은 1~5㎝, 예상강수량은 10~40㎜다. 북쪽 차가운 공기가 당초 예상보다 조금 더 내려온 탓에 예고된 비가 눈으로 바뀔 가능성도 높다. 9일 예상 기온분포는 2~9℃, 10일은 4~7℃다. 저녁부터 새벽사이 눈·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돼 이면도로나 골목길, 경사진 도로, 그늘진 도로 등에도 빙판길과 도로 살얼음이 생겨 도로 안전에 주의해야 한다.
강민형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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