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부산국제모터쇼’가 4년 만에 돌아오면서 전국의 자동차 팬들이 해운대구 벡스코 전시장을 찾으면서 주말 내내 행사장 주변이 인파로 북적였다. 부산국제모터쇼 사무국에 따르면 개막 이후 첫 주말이었던 지난 16일 전시를 찾은 방문객은 5만8468명을 기록했다. 행사의 테마는 ‘미래차’와 ‘체험’으로 새로운 교통수단에 대한 호기심과 색다른 경험에 관람객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2022 부산국제모터쇼 개막(15일) 이후 첫 주말을 맞은 17일 해운대구 벡스코 전시장이 관람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이원준 기자 [email protected] |
●“본격 전기차 시대”… 관람객 관심도 UP
올해 모터쇼 슬로건인 ‘넥스트 모빌리티, 축제가 되다’에 걸맞게 전시장엔 대부분 참가업체들의 기술력을 끌어 모은 전기차가 전면에 소개됐다. 개막 전부터 세계 최초 실물 공개로 주목받았던 현대차의 ‘아이오닉6’는 역시 관람객 사이에서 단연 인기가 높았다.
현대차는 두 번째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6’의 ‘스탠더드 2WD(후륜구동)’ 모델의 산업통상자원부 인증 전비(전기소비효율)가 6.2㎞/kWh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전용 전기차 가운데 최고 수준으로 ‘아이오닉6’에 이은 모델이 테슬라의 ‘모델3 스탠더드 RWD’다. 이 차량 전비는 5.7㎞/kWh다.
‘아이오닉6’를 살펴보던 박모(40) 씨는 “내연차를 타고 있는데, 앞으로 차를 교체하면 전기차로 가는 게 당연한 시대가 된 것 같다. ‘아이오닉6’가 전비도 좋고, 가격도 괜찮은 편이라고 해 관심 있게 봤다”고 말했다.
제네시스는 콘셉트카인 ‘X 스피디움 쿠페’를 국내 최초 공개하며 제네시스의 미래 전기차 디자인 방향성을 보여줬다. 깔끔하고도 우아한 곡선으로 고급스러움을 강조해 관람객들의 시선을 붙잡았다. BMW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순수 전기 플래그십 세단 ‘i7’을 공개했고, MINI는 최초 순수 전기 모델인 ‘MINI Electric’ 등을 선보였다.
2022 부산국제모터쇼 개막 이후 첫 주말을 맞은 17일 관람객들이 제네시스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이원준 기자 [email protected] |
부산모터쇼에 최초로 참가한 롤스로이스는 타 모터쇼에서의 전시 방식과 동일하게 유리 펜스 바깥에서만 차를 볼 수 있게 했다. 현재 롤스로이스 오너이거나 딜러가 초청한 잠재 고객만 차를 만져볼 수 있다. 방문객 최모(38) 씨는 수입차 브랜드의 저조한 참가에 대해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최 씨는 “벤츠 아우디와 같은 수입차 브랜드가 없어서 많이 아쉽다. 특히 벤츠는 부산 울산 고객도 많은 것으로 아는데 왜 오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체험 부스마다 인파 북적
전시장 곳곳의 체험부스는 가족단위 방문객에게 특히 인기가 높았다. 예약제로 운영돼 줄이 길게 늘어지진 않았지만, 구경하는 관람객도 몰리면서 인파로 크게 북적였다.
SK텔레콤의 도심항공교통(UAM) 가상체험은 마치 놀이기구와 같은 모양새로 관심을 끌었다. SKT가 제작한 로봇팔 시뮬레이터에 올라타 VR기기를 착용하면 2030년 부산의 모습이 배경으로 펼쳐진다. 탑승객은 오래 전부터 상상 속에서나 등장했던 ‘하늘을 나는 자동차(에어택시)’를 타고 부산역에서 동백섬까지 단 10분 만에 도착한다. 3분 남짓 체험 동안 어울리는 음악 선곡, 스케줄 확인 서비스도 제공된다. SKT는 2025년 UAM 상용화 및 지상·항공 교통 서비스 통합 제공 사업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22 부산국제모터쇼 개막 이후 첫 주말인 17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SK텔레콤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미래 친환경 이동 수단으로 주목받는 UAM(Urban Air Mobility, 도심항공교통)을 활용한 에어택시를 가상으로 체험하고 있다. 연합뉴스 |
딸과 함께 가상체험을 마친 김모(45) 씨는 “좀 어지러웠지만 실감 나는 체험이었다”라며 “에어택시가 실제로 구현된다면 좋을텐데 아직은 낯선 기술이라 그런지 5년 내에 상용화가 가능할까 싶기도 하다”고 놀라움을 전했다. 체험에는 이날만 300여 명의 관람객이 참여했다.
부산 기업인 ‘넥센타이어’도 처음으로 모터쇼에 참가해 업계 최초로 선보인 비대면 타이어 방문 교체 서비스 ‘넥스트레벨 고’와 기업 홍보를 진행했다. 모터스포츠 대회를 오랫동안 후원하고 레이싱팀도 직접 출범시킨 넥센타이어는 부스에서 미니카 경주 체험을 운영해 어린이 관람객의 높은 호응을 얻었다.
●레이싱 모델 대부분 없어… “차에 더욱 집중”
부산모터쇼는 물론 기존 국내외 모터쇼에선 차량 만큼 여성 레이싱 모델에 대한 관람객의 관심은 높았다. 하지만 지나치게 선정적인 의상을 입거나 노출을 부각시키는 문화, 레이싱 모델만 촬영하는 일부 관람객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서 ‘주객전도’라는 비판도 꾸준했던 것이 사실이다.
부산모터쇼에는 오토바이와 클래식카 전시 등 소수의 부스에서만 레이싱 모델을 만날 수 있다. BMW그룹은 프레스데이에만 사진 촬영을 위해 차량 콘셉트와 어울리는 의상을 입은 모델을 배치했고, 일반인 관람기간에는 활용하지 않았다.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롤스로이스 부스에도 모델이 없다.
부산모터쇼 사무국은 “레이싱 모델 기용 여부는 각 업체가 자율적으로 판단하는 부분이고, 사무국 차원에서 어떠한 방향의 지침이나 권고를 전달한 것은 전혀 없다”라며 “전세계적으로 모터쇼에서 레이싱 모델보다 차에 집중하자는 문화가 정착하면서 참가 업체들이 모델을 배치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