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천석 울산 동구청장
지난주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심의회에서 울산 동구의 고용위기지역 재연장을 결정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오는 2022년 12월31일까지 고용위기지역 지정에 따른 혜택을 계속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정부는 당초에는 고용위기지역 지원은 올해가 마지막이며 더 이상 지원이 불가하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업황 개선 효과가 더디게 나타나는 조선업의 특성과 동구지역의 어려운 실정 등을 호소하며 정부를 상대로 재연장의 당위성을 설득한 결과 1년 더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시름을 앓고 있던 동구의 사업자와 근로자들에게 크나큰 도움이 아닐 수 없다.
지난 2018년 4월 동구가 고용위기지역으로 첫 지정된 이후 지금까지 중앙정부로부터 총 20개 사업에 2366억원이 지원된 것으로 파악된다. 고용유지지원금 1022억원, 지역고용촉진 장려금 73억원, 중소기업청년 고용장려금 260억원, 고용산재보험 납부유예 248억원, 내일배움카드 81억원 등이다.
그간 울산시와 동구도 고용위기 극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 왔다. 전국 최초로 동구에 조선업희망센터를 개소하고 취업알선, 직업훈련 등 총 27만5000건의 고용지원 서비스를 제공했으며 희망근로지원사업 490개 분야에 3360여명의 공공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사업들이 추진됐다.
지난 7월에는 울산시와 동구,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양사 사내협력사연합회가 조선업 부활과 지역경제 회복, 조선업 동반성장 생태계 구축에 함께 할 것을 협약하고 조선업 기술인력 양성과 취업·정착 지원, 협력사 경영안정 자금과 산업안전 등 근무환경을 대폭 개선해 조선업계 고용안정과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리도 마련했다.
그러나 다양한 지원 노력에도 불구하고 조선업 비중이 큰 동구는 아직까지 심각한 경제위축과 상가의 폐업, 세수감소 등이 계속되고 있으며 조선업 고용쇼크에서 회복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동구지역에서는 청년층 등 경제활동인구의 유출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웅크려 있을 수만은 없다. 고용위기지역 재연장이라는 마지막 우대권을 잘 사용해 내년 한 해동안 고용위기 졸업을 준비해야 한다.
동구는 조선업 종사자가 63%를 차지할 만큼 조선업 비중이 크다. 조선업이 흔들리면 지역 경제전반이 추락하는 위기상황에 직면하게 되는 구조다. 따라서 조선산업 고도화와 체질개선이 필요하다.
조선산업은 국제적으로 지구온난화 대책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규제 강화 추세로 스마트·친환경 선박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친환경 및 고부가가치 첨단 조선산업으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으며 관련 기술개발과 조선 및 기자재 생태계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울산시가 조성하고 있는 동구 일산동 고늘지구 자율운항선박 성능 실증센터는 동구를 스마트·친환경·자율운항 선박 허브로 조성해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사업으로 안전하고 신뢰성이 높은 해상물류시스템 구축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이와 함께 뿌리산업인 조선업종을 살리기 위한 지원책 마련도 준비해야 한다. 카타르발 계약에 이어 올해도 신규 수주가 증가하고 있지만 인력난 해소와 일자리 미스매칭 해결이 필요한 상황이다. 기존 인력이탈과 조선업종 기피현상이 우려되고 있어 숙련 기술인력 양성 대책이 필요하다. 조선업 기술훈련수당, 신규 취업자 이주 정착비 지원 등 다양한 유인책을 통해 다시 동구에서 일자리를 찾을 수 있게 해야 한다.
또 동구의 바다체험관광 산업을 적극 육성해 산업구조의 다각화를 추진해 나가야 한다. 최근 대왕암출렁다리가 조성돼 많은 관광객이 다녀갔고 2023년에는 대왕암케이블카와 집라인도 들어설 예정이다. 외식업은 물론 다양한 업종 관광서비스 산업을 육성해 변신을 서두를 때다. 다가오는 2022년은 동구가 어려움을 딛고 일어서는 마중물과 같은 시간이 되도록 미래 준비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정천석 울산 동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