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이미지
울산시가 에너지 다소비 업종이 밀집한 지역의 탄소중립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할 연구단지 조성에 팔을 걷었다. 시는 2030년 정부의 탄소 배출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한 준비 기간이 촉박한 만큼 사업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인데, 국토교통부와의 개발제한구역 해제 협의가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14일 시에 따르면, 시는 울산테크노파크 뒤편인 중구 다운목장 일원에 탄소중립 특화연구집적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오는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현재의 40%를 감축하는 정부의 탄소중립 목표 이행을 위한 혁신거점 육성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울산은 산업도시라는 특성 때문에 산업부문 에너지 사용량이 전국 3위,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국 4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현재 지역 기업들의 절반가량은 탄소중립 정책에 대응하지 못하는 만큼 무탄소 전환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활용 및 탄소 배출 구조 혁신 지원을 위한 컨트롤타워가 절실하다.
이에 시는 다운동 울산테크노파크 배후단지 18만8830㎡ 일원에 탄소중립 특화연구집적단지를 조성한다. 집적단지 안에는 탄소중립 관련 스타트업 육성을 지원하는 U-스타베이스 지구,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한 공정 최적화 모델을 설계하는 그린 스마트 제조공정 혁신지구, CCUS 관련 장비 성능 시험 및 실증을 추진하는 A-CCUS 실증연구지구 등이 들어선다. 총 사업비는 3370억원이며, 산단 조성에만 420억원이 필요하다.
시가 집적단지 조성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은 개발제한구역 해제와 부지 매입 2가지다.
우선 사업 부지의 대부분이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는 만큼 개발제한구역 해제는 필수 조건이다.
관련 연구진과 장비가 집중된 울산테크노파크와 인접해 있고 부지 가격도 비교적 저렴한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다운목장 일원 외에는 선택지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사업지구 중심부 3만2046㎡가 환경평가 2등급지여서 해제가 녹록한 상황은 아니다.
이에 시는 개발제한구역 해제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 4월부터 ‘울산 도시관리계획(개발제한구역 일부 해제) 결정(변경)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구역계가 나와 이달 중으로 국토부와 사전협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사업 대상지의 90% 이상이 목장용지여서 이미 훼손이 진행됐고, 특히 2등급지 면적이 전체 사업구역의 17%에 불과하지만 개발제한구역 해제에서 제외되면 사업성이 극히 저하된다는 점을 들어 적극적으로 국토부를 설득할 계획이다.
부지 매입 역시 해결해야 한다. 현재 사업 대상지를 포함한 주변은 모두 동명문화학원의 소유다.
2003년 대학 설립을 위해 부지를 매입한 동명문화학원은 목표 이행이 어려워지자 지난 2020년부터 총 4차례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그나마 지난주 개찰 결과 응찰자가 없어 유찰되는 등 매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은 시에 호재가 될 전망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2030년 정부의 탄소중립 목표 이행을 위해서는 계획대로 2028년까지 집적단지 조성을 완료해야 하지만 개발제한구역 해제 절차 등을 감안하면 시간이 그리 넉넉지는 않다”며 “국토부 현장 방문을 이끌어내는 등 울산의 실정을 제대로 알려 사업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