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52)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K리그1(1부리그) 울산 현대를 향한 ‘무한한 사랑’을 표현했다.
대표팀은 오는 25일 일본 요코하마 닛산 스타디움에서 일본 대표팀과 친선전을 치른다. 대표팀은 22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했다. 이번 벤투호는 ‘울산의 대표팀’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울산 소속 선수들이 대거 포함됐다. 최초 6명이 발탁됐다. 골키퍼 조현우를 비롯 원두재, 윤빛가람, 김태환, 이동준, 홍철이 주인공이다. 하지만 변수가 생겼다. 손흥민(토트넘)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제외됐다. 이어 엄원상(광주 FC)은 내측 인대 부상으로, 주세종(감바 오사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으로 합류하지 못했다. 벤투 감독은 대체 자원을 발탁했는데 또 울산 선수가 포함됐다. 이번에는 김인성이 발탁됐다. 또 조재완(강원 FC)와 이진현(대전 하나시티즌)이 대체 발탁됐다. 울산 소속 선수는 7명까지 늘어났다.
변수는 끝나지 않았다. 윤빛가람이 왼쪽 종아리 부상으로 낙마하게 된 것이다. 울산 소속 선수가 6명으로 줄었다. 그리고 금세 7명을 다시 채웠다. 울산 소속 이동경이 윤빛가람을 대신해 벤투호에 합류했다. 올림픽대표팀에 발탁된 상황에서 급하게 벤투호로 갈아탔다. 울산에서 이탈한 선수를 다시 울산으로 채운 벤투 감독, 가히 울산 사랑이 대단하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국가대표를 많이 배출할수록 팀의 가치가 올라간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코로나19가 꺾이지 않은 상황에서 일일 확진자 1596명(22일 기준)이 나오는 일본 원정을 떠났다.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욱 큰 문제는 일본에서 돌아와서다. 대표팀은 오는 26일 귀국한 뒤 파주 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파주 NFC)에서 일주일간 코호트 격리를 한다. 4월 2일 격리가 끝난 뒤 바로 K리그 7라운드가 펼쳐진다. K리그 선수들은 팀 훈련을 하지 못한 채 리그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실질적으로 바로 경기에 나서기가 힘들다.
그리고 K리그 팀들은 A매치 휴식기를 가진다. 6라운드까지 나왔던 잘못된 부분을 보완하고, 잘한 부분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약 2주간의 시간이 주어진 것이다. K리그 팀 입장에서는 허투루 쓸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다. 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기회다.
대표팀에 핵심 선수 7명이나 내준 울산이 과연 이런 과정을 밟을 수 있을까. 7라운드는 제대로 치를 수 있을까. 보완점이 수두룩한 울산이다. 휴식기 전 마지막 경기인 6라운드에서는 대구 FC 첫 승 희생양으로 전락했다. 1-2로 시즌 첫 패배를 당한 울산은 리그 3위까지 밀려났다. 주축 선수들이 빠진 상황에서 울산은 4월 3일 ‘상승세’의 성남 FC원정을 떠난다. 무리한 추진이라고 비판받는 한·일전으로 인해 특정팀이 큰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 누구도 이에 대한 보상을 해줄 수 없다. 울산이 감내해야 할 부분이다. 억울할 수 있다.
벤투 감독의 선택이 울산의 대표팀, 울산에 의한 대표팀을 만들었지만 울산을 위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 이유다. 홍명보 울산 감독도 아쉬움을 피력했다. 그는 “나도 대표팀에 오래 있었다. 대승적인 차원에서 많이 도와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홍철이 몸이 좋지 않다. 아직 경기를 할 체력적인 준비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대표팀에 선발됐다. 소통과 협의가 있었으면 아마 뽑히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과정이 없어 아쉬웠다”고 밝힌 바 있다.
최용재 기자 [email protected]